글번호[227]

보도매체 : 건설경제

보도날짜 : 20160204

올해 시멘트ㆍ레미콘가격 향방은

올해  시멘트ㆍ레미콘가격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건설사와  레미콘사들은  서로의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다양한  원가등락  요인과  수급상황이  혼재하면서  어느  쪽도  선뜻  인상이나  인하를  요구할  처지가  아닌  탓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시멘트가격은  인하  기대가  우세하지만  연초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처분  이후  협상창구가  붕괴된  게  걸림돌이다.  잘못  나섰다가  공정위  처분위기에  내몰릴  상황에서  누구도  나서기  힘든  탓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년  연초를  달궜던  시멘트ㆍ레미콘가격  관련  협상이  올해는  안갯속이다.  건설ㆍ레미콘ㆍ시멘트업계  중  어느  한쪽이  나서서  가격조정을  요구했던  예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2014년만  해도  시멘트ㆍ레미콘사들이  가격인상을  강력히  촉구했고  작년에는  반대로  건설사들이  시멘트ㆍ레미콘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과  달리  올해는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레미콘가격은  인상ㆍ인하  요인이  뒤섞였다.  유가  급락세  속에  레미콘  제조와  운송에  필요한  경유가격이  급락했지만  핵심  원재료인  골재가격이  급등했고  플라이애시,  고정비  등  기타경비  부담도  가중되면서  레미콘사들은  인상요인이,  건설사들은  인하요인이  더  많다고  얘기하지만  나서지는  않는  분위기다.

　실제  건설현장에서는  은근한  신경전이  상당하다.  상당수  레미콘사들이  치솟은  모래ㆍ자갈가격  부담을  촉구하면서  건설사에  인상의  불가피성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고  건설사들은  유가  등을  이유로  맞서고  있다.  서울  마곡지구에서  협정단가  자체가  없는  저발열  시멘트의  경쟁입찰로  인한  단가인하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신경전이  심화되는  추세란  게  업계  설명이다.

　건설업계의  한  자재  담당자는  “올해  상견례차  방문한  레미콘  제조  협력사들마다  골재  등  원자재가  급등에  레미콘  운반차량들의  8ㆍ5제  근무까지  맞물려  어렵다는  얘기를  하면서  가격인상의  불가피성을  은근히  시사하고  있다”며  “폭증하는  건설물량  덕분에  서로  사정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기존  협정가격을  유지하지만  어느  쪽으로  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1군  건설업계  자재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의  최근  두  차례  총회의  관심사도  가격협상보다는  저발열시멘트에  대한  레미콘업계  반발과  공급  중단  가능성을  차단할  단합  의지를  다지는  쪽이었다.  저발열시멘트를  사용하고  있는  3개  건설사가  자체  해결  의지를  분명히  보였고  원가분석  결과,  저발열시멘트를  확대  사용할  절감요인이  별로  없다는  판단  아래  별도  협정가  설정  주장도  배제한  상태다.

　건자회  관계자는  “올해  레미콘가격은  골재  등  인상요인을  감안해도  유가,  유연탄  등  원가하락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보면  인상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게  중론”이라며  “8ㆍ5제  확산  여부  등  올해  유난히  많은  변수들을  일단  지켜보자는  쪽에  가깝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레미콘사들  역시  2014년과  비교하면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현행  88%의  협정단가가  실제  현장에서는  82%까지  떨어지면서  건설경기  활황세  속에  레미콘을  아무리  팔아도  손에  쥐는  게  없다는  하소연도  상당하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굳이  가격협상을  서둘  이유가  별로  없다는  쪽에  가깝다.  레미콘업계도  8ㆍ5제  등  향후  변수들을  예의주시하는  눈치다.

　시멘트가격에  대한  관점은  사뭇  다르다.  인하  압박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시멘트사를  대부분  겸영하는  중견레미콘사들은  말을  아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중소  레미콘사들은  시멘트가격부터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소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레미콘가격은  시멘트와  달리  인상  압력이  컸지만  함께  동결됐다.  2014년에도  당초  생각했던  인상폭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합의했다.  지난  2년간  양보한  레미콘가격  인상압력들을  올해는  제대로  반영해야  하며,  담합으로  처분까지  받은  시멘트값  인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멘트업계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연초  공정위의  담합  처분과  관련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나아가  공정위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담합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상  불익  및  문책  방침까지  맞물리면서  기존  협상  채널이  완전히  붕괴된  반면  이를  계승할  사람  찾기도  불가능해진  탓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가격협상  테이블에  나오면  공정위에  불려다니는  게  일이고,  정부  중재  아래  서로  합의한  가격마저  담합으로  처분받는  상황에서  누가  총대를  멜  수  있겠느냐”라고  호소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