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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번호[203] |
보도매체 : EBN |
보도날짜 : 2014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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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강-건설사, 철근값 협상 '7개월치 일괄 타결' |
제강사와 건설사가 3월 철근값을 미리 결정했다. 제강사가 철근 출하를 먼저 한 이후 건설사와 협상을 벌여 가격을 결정해 왔던 오랜 관행이 깨졌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비롯한 제강사측과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를 필두로 한 건설사측은 지난 27일 오후 철근가격협의체 모임을 갖고 그동안의 마라톤 협상에 종지부를 찍었다.
제강사와 건설사는 지난해 9월 이후 가격을 결정하지 못한채 6개월째 장기 대치중이었으나 이번 협상에서 지난해 9~10월 t당 73만원, 11월 72만원, 12월 72만5천원, 올해 1~3월 72만5천원으로 전격 결정했다.
철근가격협의체 출범 이후 처음으로 7개월치를 일괄 타결한 '대타협'이 이뤄진 것이다. 이는 철근 가격 결정을 선출하 후정산 방식에서 선정산 후출하 방식으로 변경하고 동시에 분기단위 가격설정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양측이 조금씩 양보한 결과다.
앞서 제강업계 1위인 현대제철이 지난 12일부로 철근 판매방식을 선출하 후정산에서 선정산 후출하로 변경하며 가격 결정주기도 월단위에서 분기단위로 바꾼다고 지난 전격 발표했다.
이제까지 선출하 후정산 관행은 자연스레 제강사와 건설사 간 가격 협상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강사들은 철근을 계속 납품하지만 건설사와의 가격갈등으로 납품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 왔다.
물품대금 지급 보류, 세금계산서 수취 거부, 발주 중단 등 비정상적 거래행태마저 불거졌다. 또한 가격 불확실성 확산으로 중소업체가 대부분인 철근 유통업계도 경영 부담 및 영업에 지장을 받아온 실정이다.
과거에도 철근 가격결정 매커니즘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제강사들은 변화에 소극적이었다. 가격을 먼저 결정하는 매커니즘이 자칫 저가경쟁 촉발에 의한 시황 붕괴로 이어질까 우려한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을 미리 결정하는게 이득이라는 공감대가 지난해부터 강하게 형성됐고 업계 1위인 현대제철이 전환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다만, 현대제철의 발표 이후에도 건설사와의 지난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가격 시스템 변경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3월에 4~6월(2분기) 가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려면 2월 협의체에서 3월 가격까지 미리 결정짓는 게 필요했으나 협상이 또다시 달을 넘길 위기였다.
결국 제강사측이 9~10월 가격에 대해서는 당초 요구한 대로 t당 73만원을 받는 대신 11월 이후 가격에 대해서는 건설사측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면서 합의를 이끌어 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3월 가격까지 미리 결정이 됨으로써 유통가격도 예측가능성이 높아져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2분기 가격에 대해서는 3월에 결정할 방침이며 철근가격협의체를 통해 가격 결정의 틀을 잡는 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근 선가격 후출하 및 분기가격제도가 첫발을 떼면서 이제 업계의 화두는 가격 결정 공식을 설정하는 문제로 옮겨지게 됐다. 현재는 철스크랩 가격이 가격의 주된 잣대가 되고 있으나 새로운 가격시스템에서는 좀 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
제강사 일각에서는 분기가격제의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철근 수요가 좋지 않을 때는 분기단위 가격이 시황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철근 수요가 폭발하는 시기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철근가격협의체의 역할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협의체가 앞으로 분기단위 가격을 결정하는 창구 역할을 지속할 수도 있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제강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는 만큼 향후 전개에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새로운 철근 가격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제강사와 건설사가 보다 상생의 자세를 견지하며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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